애지중지 키워온 아이가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에도 끝까지 아빠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나선 한 소방관의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5년 차인 30대 중반 소방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아내와 2년간 연애한 끝에 결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가 생겼다. 이른바 허니문 베이비였다. 그는 "저는 늘 위험한 현장으로 출동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아이 곁에서만큼은 평범한 아빠로 살고 싶었다. 아이는 제게 가장 큰 기쁨이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아이의 갑작스러운 알레르기 증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했다가 믿기 힘든 결과를 받아들었다. 5년 내내 '허니문 베이비'라 믿으며 애틋하게 길러온 아이와 유전적 연결 고리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아내는 결혼 직전 찾아온 우울감에 방황하다 전 남자친구를 만났고, 그때 아이가 생긴 것 같다고 뒤늦게 고백했다. A씨는 큰 배신감과 혼란 속에서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아이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생면부지의 타인도 불길 속에서 구해내는 제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아빠라 부르며 자란 이 아이를 어떻게 포기하겠느냐"며 아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현재 A씨는 법적 친권과 양육권은 본인이 가져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A씨는 "혼인 중에 태어난 아이는 법적으로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고 하던데 이런 경우에도 내가 친권자이자 양육자로 지정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아이의 친부가 나타나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할 경우 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도 알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답변에 나선 김나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민법 제844조 제1항에서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는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신혼여행 시기와 인접한 시점에 배우자가 임신을 했고 그 아이를 출산하여 지금까지 양육하고 계신 경우라면 비록 유전자 검사 결과상 친자 일치가 확인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여전히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아이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해 달라는 청구를 함께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때 법원은 단순히 유전적으로 '친자'인지 여부만을 보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자녀의 복리', 즉 아이에게 누가 더 안정적이고 적합한 양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아이 역시 사연자분을 아버지로 인식하며 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면, 이러한 사정은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 왔는지, 아이와의 애착관계가 얼마나 잘 형성되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아이에게 현재 가장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형성해 온 양육의 연속성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구체적인 자료로 잘 정리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부가 나타나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에 대해선 "제 3자인 '생물학적 친부'는 직접적으로 '내 아이니 내놓으라'는 소송(친생부인의 소)을 제기할 권한이 원칙적으로 없다"며 "따라서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당장 아이를 데려가거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지위가 아니기 때문에 A씨 입장에서는 크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