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이란 전쟁 발발 직전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2월26일 6307.27에 바짝 접근해 4월16일 종가가 6226.05까지 다시 올랐다.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2%대 상승 마감이다.
이는 휴전·종전에 대한 기대치와 함께 수출과 반도체 기업 실적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현재 6200선을 넘어선 코스피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55배 수준에 불과하며, 선행 PER 8배를 가정할 때 이는 코스피지수 6600선까지 상승 동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4월 들어 10일까지 잠정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에, 20일까지 일평균 수출액 기록도 눈길을 끌고 있다. 코스피 지수와 일평균 수출액의 상관관계가 높아, 주가 상승에도 탄력을 줄 거란 전망이다.
따라서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 이전에 우려되던 지점인 미국발 사모대출 시장의 불안 요인에 대해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기업의 자금조달 경로로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사모대출 시장은, 차입 받은 개별 기업이 파산하면서 주요 펀드에서 대량 환매가 발생하는 등 시스템 리스크 발생에 대한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며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에 물음표가 그려지고 있다. 이들 소프트웨어 기업은 사모신용 이용 비중이 높은 업권이다.
이러한 사모대출은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기반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이 펀드가 직접 기업에 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주로 사모대출펀드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같은 게 대출 실행과 운용을 맡는다.
참고로 국내에서도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 BDC 도입이 가능해졌다. 미국에선 이미 지난 1980년 도입돼, 2024년말 기준 1590억달러 규모 50개 BDC가 상장 거래 중이다.
기업의 대표적인 자금조달 창구 중 하나인 은행대출의 경우, 예금을 기반으로 신용을 공급한다. 그러나 사모대출은 자본시장 기반의 투자 구조로 신용공여가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차입 기업과 대출자가 직접 협상으로 대출조건을 유연하게 설정하고 신속하게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대출이나 공모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는 엄격한 심사 절차나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모신용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2010년 3800억달러에서 2024년 2조1000억달러로, 연평균 13.0%의 가파른 성장율을 보였다.
그런데 잘 알려진 것처럼 지난해 9월 자동차부품 기업인 퍼스트 브랜즈와 자동차금융 기업 트리콜로가 파산 절차를 신청하면서, 사모대출 시장의 불안이 높아졌다. 개별 기업의, 또한 부정행위로 인해 파산에 이르게 된 것이지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사모신용 펀드의 환매 요청이 급증하면서, 급기야 지난 2월 블루 아울의 펀드에서 환매 중단이 결정됐다. 블랙스톤, 클리프워터 등의 펀드에서도 한도 이상의 환매 요청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두 파산 기업은 사모대출로만 자금을 조달했던 게 아니다. 대형 은행을 포함해서 다양한 대출기관을 통했기에, 이 사례를 사모신용 시장 전반의 구조적 부실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사모대출의 경우 조건이 개별적으로 협상되는 비공개 거래 구조를 갖는단 점을 고려하면, 담보 자산에 대한 독립적인 외부 검증 및 감독 체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파산한 기업들이 이중 담보 설정과 같은 부정행위를 저질렀지만, 이를 조기에 탐지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러한 관리 체계의 취약성이 이미 거대해진 시장 신뢰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본격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또한 "사모대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진 또 다른 요인으로 AI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의 부실 우려 확산을 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 소프트웨어 기업은 반복적인 매출 구조·높은 고객 유지율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모대출 시장의 주요 차입기업으로 부상했는데, AI 기술 발전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모델과 수익 기반을 잠식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해당 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5년말 기준 사모신용 시장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에 제공된 직접대출 잔액은 5000억달러를 상회한다. 전체 직접대출의 약 19%가 집중돼 있는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유형자산이 부족해 부실이 발생하면 손실률이 높아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4일 주요 증권사와 간담회를 열고 관련 리스크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주요 12개 증권사 집계에 따르면 해외 사모대출펀드의 국내 투자자 판매잔액은 2023년말 11조8000억원에서 2025년말 17조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개인 판매잔액은 같은 기간 1154억원에서 4797억원으로 약 3.2배 늘었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보험업권에서 투자 현황은 파악조차 어렵다. 아직 국내 보험사의 사모신용 투자는 초기 단계라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보험사의 자산운용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6%가 향후 1년간 사모신용 비중을 확대할 거라고 응답하는 등 최근 들어 투자가 빠르게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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