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기업을 시장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퇴출하기 위한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규정 개정안이 속도를 내며 자본시장 정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는 정부의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라 시가총액 기준 상향, 동전주 요건 신설, 공시위반 벌점 기준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홈페이지에 재예고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시가총액 미달 요건의 조기 시행과 상향이다. 오는 7월1일부터 코스피는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으로 기준이 높아지며, 내년 1월1일부터는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강화된다. 이는 당초 발표보다 시행 시기를 최대 1년 앞당긴 조치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규제도 신설된다. 30거래일 연속 종가가 1000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는 해당 요건에서 제외된다.
거래소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동전주 요건을 회피하려는 꼼수 차단책도 보완했다. 관리종목 지정 전후로 반복적인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통해 주가를 부풀리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시행일인 7월1일 이후 변경상장이 완료되는 경우부터 이 규정이 적용된다.
재무 건전성 및 공시 책임감도 한층 강조된다. 반기 검토보고서상 완전 자본잠식이 확인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며, 공시위반으로 인한 실질심사 기준 벌점은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진다. 특히 고의적인 중대 공시 위반은 벌점과 상관없이 즉시 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기존에 부과받은 벌점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완충 지대를 마련했다. 규정 시행 전 1년 이내에 받은 벌점은 3분의 2로 환산하여 적용함으로써 제도 변화에 따른 급격한 충격을 방지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2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5월 중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득한 후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