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에 따른 협력업체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가 금융지원에 속도를 낸다. 은행권은 기존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이어간다. 신용보증기금은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즉시 시행하며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6일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및 신용보증기금 등이 참석한 ‘홈플러스 금융권 대응 점검회의’를 열고 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점검했다. 3일 관계기관 전담반(TF)이 발표한 '홈플러스 근로자·협력업체 지원방안'의 후속 조치다.
은행권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약 1년 4개월 동안 홈플러스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약 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중심으로 4조8944억원 규모의 만기연장(4454건), 1223억원 규모의 원금 상환유예(2999건)를 지원했으며, 긴급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는 158억원의 신규 자금도 공급했다.
금융당국은 회생절차 폐지로 납품대금 미정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은행권에 기존 지원을 넘어 추가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중소 협력업체의 금융 애로가 완화될 수 있도록 추가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을 꼼꼼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은행권도 정부 지원방향에 맞춰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당시에도 피해 판매자를 대상으로 기업대출 만기연장과 원금 상환유예를 지원한 사례가 있다”며 “다만 홈플러스는 피해 발생 원인과 거래 구조가 달라 당시 지원방안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지원 기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은 납품대금 지급 지연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협력업체의 연쇄 부실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납품·협력사는 4603곳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거래 규모가 큰 대기업부터 우선 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협상력이 약한 중소 협력업체일수록 유동성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신용보증기금의 '위기대응 특례보증' 대상에 홈플러스 관련 피해 중소·중견기업을 새롭게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최대 3000억원 규모의 별도 특례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긴급 유동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위기대응 특례보증은 미국 관세조치나 산업위기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도입된 제도다. 일반 보증보다 보증한도는 최대 5억원(기존 3억원)으로 확대되고, 보증료율도 0.5%포인트 인하되는 등 우대 혜택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로 납품대금 미정산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번 사태 피해 기업을 특례보증 대상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향후에도 홈플러스 협력업체의 자금 애로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기존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 금융애로 상담센터' 운영을 이어가고, 관계기관과 협조해 상담과 금융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