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연기금 운용 성과가 개선되고 있지만, 대체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장 주식 수익률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사모펀드(PEF), 부동산, 인프라, 사모대출 등 대체투자는 고금리 부담과 해외부동산 부진, 평가 시차 등이 맞물리며 주식 자산과의 성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의 5월 말 기준 대체투자 수익률은 5.64%로 집계됐다. 절대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벤치마크수익률(BM) 대비로는 7.14%포인트(p) 낮은 수치다.
사학연금은 올해 들어 대체투자가 매달 BM을 밑돌았다. 대체투자 초과수익률(절대수익률-BM)은 1월 -2.06%p, 2월 -3.43%p, 3월 -2.12%p, 4월 -3.97%p, 5월 -7.14%p로 집계됐다. 5월 들어 BM과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셈이다.
반면 주식 수익률은 급등했다. 사학연금의 5월 말 국내주식 직접투자 수익률은 129.71%, 국내주식 간접투자 수익률은 104.65%에 달했다. 해외주식도 직접투자 16.88%, 간접투자 14.35%를 기록했다. 주식과 비교하면 성과가 크게 뒤처진 구조다.
국민연금도 비슷한 흐름이다. 4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수익률은 14.18%로 집계됐다. 국내주식 수익률은 59.71%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대체투자 수익률은 3.95%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은 8.19%, 해외채권은 2.95%, 국내채권은 -1.74%를 기록했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대체투자는 BM을 웃돌았지만 주식과의 격차는 컸다. 공무원연금의 5월 말 대체투자 수익률은 5.76%로 기준수익률 3.94%를 1.82%p 웃돌았다. 다만 국내주식 수익률은 123.75%, 해외주식은 17.31%로 대체투자보다 월등하게 높다.
대체투자 부진은 주식시장 강세와 맞물려 더 크게 부각되는 모습이다. 올해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수요와 반도체 업황 기대를 바탕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가격이 매일 반영되는 상장 주식은 랠리 효과가 즉각 수익률에 반영되지만, 부동산과 인프라, PEF 등 비상장 자산 중심의 대체투자는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고금리와 해외부동산 부진도 부담이다. 대체투자는 차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이자 비용과 차환 부담이 커진다. 특히 해외부동산 시장은 고금리와 공실률 상승, 자산가치 하락 압력을 동시에 받는다. 오피스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가 위축되고 평가가치 회복도 더딘 가운데 성과 둔화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평가 방식의 차이가 수익률 차이를 커 보이게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식은 시장가격이 매일 반영되지만, 부동산, 인프라, PEF 등은 분기·반기·연말 평가가 일반적"이라며 "대개 대체투자 수익률은 공정가치 평가가 반영되기 전이라 연말쯤 정확하게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일부 반등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리 안정 기대가 커지고 일부 자산의 평가 조정이 마무리될 경우 대체투자 성과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해외부동산 회복 지연, PEF 회수 부진, 차환비용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어 주식시장과 같은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주식시장이 워낙 강하게 오르면서 대체투자의 상대적 부진이 더 크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 일부 자산은 회복 여지가 있지만 해외부동산과 PEF 회수 지연은 당분간 부담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