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가가 사극, 좀비, 공포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09억원(41.9%)이나 증가한 총 57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메가 히트작의 부재로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올해는 이른바 천만 영화와 장르물의 연이은 성공으로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다.
2일 본지가 문체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수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극장 전체 매출액은 총 57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극장 전체 매출액인 4080억원과 비교해 1709억원 증가한 규모다.
월별 추이를 보면 올해 영화 시장은 한국영화의 흥행 주도 속에 매달 전년 대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1월에는 전체 매출액 8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853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발했다. 본격적인 시장 반등은 ‘왕과사는남자(왕사남)’ 흥행 돌풍이 분 2월부터 시작됐다. 2월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월(531억원) 대비 123.3% 급증한 1185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2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 역시 전년 동월(620억원) 대비 84.1% 증가한 11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통적 비수기인 4월에도 전년 동월(512억원) 대비 31.2% 증가한 6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휴가 몰린 5월에는 대작들의 가세로 전년 동월(825억원) 대비 36.6% 증가한 1126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상승세를 이어갔고, 6월에는 8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흥행 돌풍의 주역은 한국영화였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박스오피스 상위권은 대부분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장항준 감독의 사극 ‘왕사남’이 누적 매출액 1631억원(관객 수 1689만 명)을 돌파하며 매출액 기준 역대 전체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뒤이어 5월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좀비 액션물 ‘군체’가 매출액 604억원, 4월 개봉한 공포영화 ‘살목지’가 누적 매출액 333억원을 기록하며 그 뒤를 굳건히 받쳤다. 1월에는 리메이크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255억원)와 입소문을 탄 ‘신의악단’(136억원)이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흥행 5위권 중 외국영화는 ‘프로젝트 헤일메리’(329억원)뿐이다.
정부와 극장가의 적극적인 활성화 지원책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영진위는 5월 13일 ‘문화가 있는 날’을 기점으로 총 225만 장의 국민 영화관람 입장료 할인권을 배포하고, 할인 혜택을 매달 2회로 확대 운영했다. 할인권 배포 직후 1주간 매출액이 직전 주 대비 47.9% 증가하는 등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관객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이달 중 관람료 6000원을 아낄 수 있는 할인권 총 450만 장이 선착순으로 풀린다. 관객 1인당 최대 2매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하반기 극장가 흥행에 화력을 보탤 예정이다.
외국영화 부문은 지난해 말 개봉해 올해 초까지 장기 흥행한 ‘아바타: 불과 재’(2026년 누적 265억원)와 3월 개봉한 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메리’(누적 329억원) 등이 분전했다. 특히 올해 흥행한 외국영화들은 특수상영 매출 비중이 최고 50%를 상회하는 등 차별화된 극장 경험을 원하는 관객층을 집중 공략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300억원을 넘긴 메가 히트작이 국산과 외화를 통틀어 두 편에 불과할 정도로 극심한 신작 가뭄에 시달렸지만, 올해는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작품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한국 영화산업의 부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