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관학교 통합, 반대 여론 설득하며 차분히 추진을
한겨레
정부가 추진하는 사관학교 통합 계획에 대해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이 나서 강하게 반대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12·3 ‘내란 극복’과 육해공 ‘합동성 강화’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통합을 서두르고 있지만, 중요한 개혁을 너무 서둘러 추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나라의 국방을 이끌어갈 민주적 덕성을 갖춘 유능한 정예 장교를 양성해내는 일은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졸속 통합’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이해관계자들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가기 바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사관학교 교육개혁 △방첩 및 정보기관 개편 등 3대 사업을 반드시 완수해야 할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사관학교 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안 장관은 전날 공개한 전군 지휘 서신에서도 입학 성적이 계속 낮아져 우수한 인재 충원이 안 되는 점, 육해공과 사이버·우주 영역까지 포괄하는 ‘전 영역 전장’에 적합한 인재를 키워내려면 합동성을 체질화해야 한다는 점 들을 꼽으며 “사관학교의 규모를 키워 ‘국가 인재 양성을 위한 커다른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같은 서한에서 “사관학교 교육의 비전과 목표, 교육 커리큘럼 등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서 알 수 있듯 이 움직임이 ‘내란 청산’을 통한 ‘국민의 군대 건설’이라는 명확한 목표 의식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2월 나온 12·3 내란 1심 판결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군 인사는 모두 육사 출신이었다. 우리 현대사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여러 비극의 핵심 원인이 되어온 육사 개혁을 마무리 짓겠다는 정부와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졸속으로 결정할 순 없다’는 반대론자들이 팽팽하게 맞선 모습이다.
국방부는 현재 육·해·공사를 통합해 ‘국군사관대학교’를 만들고 1·2학년 때는 공통교육, 3·4학년 때 각 사관학교별 전공심화교육과 군사훈련을 받게 하자는 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10일 국회에 접수된 ‘반대 청원’을 보면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와 전문적인 검토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정부가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완성도 높은 개혁안을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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