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8일 만에 앤트로픽 AI 수출 통제 해제…‘사전 심사’는 강화될 듯
한겨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과 최첨단 인공지능(AI) ‘미토스5’ 및 ‘페이블5’의 수출 제한을 전면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전 세계 인공지능 업계를 뒤흔든 수출 통제를 발표한 지 18일 만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30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상무부로부터 클로드 페이블5와 미토스5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해제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는 1일부터 페이블5 등에 추가 안전장치를 적용한 뒤 “모델에 대한 접근권 복원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페이블5는 고성능 인공지능 모델 미토스의 일반 공개 버전으로, 해커가 안전장치를 우회해 사이버 공격 등에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미 상무부가 전달한 서한에는 앤트로픽이 인공지능 모델의 보안 위험을 사전에 탐지·대응하고, 자사 모델에 적용할 안전 절차와 운영 기준을 정부와 함께 마련하는 한편, 사이버 공격 등 모델의 악의적 활용 사례를 발견하면 정부에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상무부는 앤트로픽이 이런 합의 내용을 이행하거나 상황이 바뀔 경우 수출 제한 조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엑스에 “지난 2주 동안 우리는 앤트로픽과 긴밀히 협력해 페이블5를 분석하고 (공개를) 승인했다”며 “이를 통해 정부 내 입장을 조율하고, 미국의 인공지능 리더십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도 “인내심을 보여준 이용자들과 모델 재배포를 위해 노력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12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해 국외는 물론 미국 내 외국인의 접근까지 제한하는 수출 통제를 시행했다. 이후 같은 달 26일 미토스5에 대해선 정부가 승인한 “일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에 한해 접근을 다시 허용해 규제를 일부 완화한 뒤 앤트로픽과 협상을 이어왔다. 경쟁사인 오픈에이아이(AI)도 최근 공개한 차세대 모델 ‘지피티(GPT)-5.6’을 미 정부 요청에 따라 일부 고객에게만 우선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을 강조하며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인공지능 기업이 새 모델을 공개하기 최대 30일 전 정부의 사전 검토를 자발적으로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은 이제 사이버 보안과 국가안보 전문가들을 인공지능 모델의 안전성과 잠재적 위협을 평가하는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미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인공지능 표준·혁신센터(CAISI)가 인공지능 모델의 안전성 등을 사전 평가해왔지만, 앞으로는 국가안보 당국이 이 과정을 직접 감독하게 될 전망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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