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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남아공에 뼈아픈 일격을 당하며 무너졌다. 보통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쯤 되면 이전까지 엇박자를 내던 부분들이 조율되며 가장 완성도 높은 경기력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이날 수비 라인부터 미드필드, 공격진에 이르기까지 전체적 밸런스가 붕괴된 최악의 경기였다.
무더위나 잔디 상태 등 환경적인 요인을 부진의 이유로 삼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수준의 선수들이라면 그라운드 적응에 15분 이상 소요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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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게임 실종... 오현규·황희찬까지 고립된 최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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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패싱 게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원활한 패스 전개를 위해선 공을 받는 선수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이날 한국은 항상 주는 선수가 먼저 움직이고, 받는 선수의 반응이 늦어 2, 3차로 연결되지 못한 채 번번이 공격 흐름이 끊겼다.
전방으로 향하는 빌드업이 차단되니 최전방도 고립됐다. 밀집 수비를 예상하고 전반전 손흥민 대신 오현규를 투입한 벤치의 판단 자체는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백승호, 황인범은 물론 후방 수비진까지 패스 미스가 쏟아지며 오현규는 공을 제대로 잡아볼 기회조차 없었다.
공격 윤활유 역할을 해주던 이재성의 결장도 뼈아팠고, 측면에서 활로를 뚫어야 할 황희찬도 상대의 강력한 견제에 밀려 우리 진영 쪽으로 드리블을 치는 수비적인 성향을 띠었다. 이러니 공격 전개는 더욱 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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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했던 남아공 수비 전술, 하지만 뒤로 물러선 한국 수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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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남아공은 우리의 전술을 알듯 시작부터 라인을 깊숙이 내리고 철저한 수비 축구를 펼쳤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과 황희찬, 오현규의 스피드를 제어하기 위해 2~3명이 동시에 에워싸는 강력한 협력 수비를 펼쳤고 이는 적중했다. 측면에서 압박해 들어오는 상대의 수비에 갇혀 우리는 전후반 내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을 전혀 만들지 못했다.
우리 수비 조직력은 낙제점이었다. 전반에만 무려 10차례 슈팅을 허용했다. 수비의 기본 원칙은 상대가 빠른 역습을 시도할 때 전방이나 측면에서 즉각적으로 각을 좁히며 강하게 부딪혀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수비수들은 남아공 공격수들을 상대로 페널티박스 쪽으로 끝없이 물러서기만 했다. 압박이 느슨해지니 상대에게 넓은 공간과 슈팅 찬스를 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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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제물'이라는 안일한 착각... 승부수마저 실종된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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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1승 제물'로 여긴 팀에게 부진했다. 정신적인 부분도 크다. 쉽게 생각하고 들어가면 허술한 플레이가 나온다. 가령 압박이 들어오면 안전하게 바깥쪽으로 패스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안쪽으로 공을 주다 끊기는 등 말도 안 되는 패스 미스가 많았다. 상대 진영에서 실수가 나와야 하는데 우리 진영에서 실수가 많으니 주도권을 쥘 방도가 없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의 벤치 대처 방식도 아쉽다. 득점이 절실했던 후반 35분 이후라면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해 수비 숫자를 줄이고 공격진을 늘리거나, 조규성 등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활용해 보다 직선적인 공격 작업을 지시해야 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기존 전술 형태를 고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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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32강 간다면... 개인기 아닌 '조직력' 회복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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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속에서도 대표팀이 32강 무대를 밟게 된다면, 당장 뜯어고쳐야 할 숙제는 분명하다. 가장 시급한 건 무너진 수비와 미드필더진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나아가 주저함 가득했던 패싱 게임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패스 하나를 시도하면서도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태도로는 토너먼트의 강호들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축구는 통하지 않는다. 선수들 간 유기적인 호흡을 가다듬고 잃어버린 조직력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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