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진 사망자 589명으로…‘골든타임’ 흘러가며 구조에 속도
한겨레
126년 만의 최악의 연쇄 지진이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지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각) 사망자는 589명으로 늘었다. 생존자 구조의 ‘골든 타임’이 끝나기 전에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밤샘 구조 작업이 이어진 뒤였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26일(현지시각) 아침 이번 지진으로 589명이 숨지고 298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에이피 통신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고립된 사람들을 구조할 것”이라며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라과이라주에 생존자 수색과 식량 및 식수 배급을 위해 군병력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로드리게스 대행의 말을 전하며 이 지역을 “군사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24일 저녁 6시께 39초 간격으로 베네수엘라를 덮친 규모 7 이상의 지진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실종자 수도 정부 공식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최소 수천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지의 한 실종자 신고 누리집에 따르면 이날 아침 8시 반 기준 5만여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은 1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낸 바 있어, 구조 작업이 진행되며 사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진 발생 40시간이 지나며 구조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골든 타임’은 지진 발생 뒤 48~72시간으로 알려져 있어, 중장비가 없는 곳에서는 이웃들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들을 찾고 있다고 시엔엔 등이 전했다. 에이피는 부상자들이 먼지와 피범벅이 된 채 구조되고 있으며 어린이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라과이라의 건물 잔해에서 의식이 있는 채로 구조되는 모습이 찍힌 여성은 바닥이 무너진 뒤 함께 있던 친구의 손을 잡고 구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친구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살았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수하일 사르퀴즈(50)은 “내가 살던 건물은 더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됐고, 이제 내겐 아무것도 없다. 나와 아들뿐”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번 일을 “비극”이라고 말한 베아트리스 로드리게스(60)는 지진으로 조카 하나를 잃고, 건물에 깔린 다른 조카는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실종된 가족들을 찾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 어머니는 3살, 10살 자녀들의 주검이 담요에 실려 가는 것을 보며 주저앉아 오열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인 다야나 델가도는 정부가 약속한 중장비들이 어디에 있느냐며 “내 8살 아들이 잔해에 깔렸는지 대피소에 있는지, 소재라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카라카스 도심에선 수백명이 공원이나 주차장 같은 개활지에서 밤을 보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는 이번 지진으로 700만명 가까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김지은 김지훈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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