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 인공지능(AI) 관련주로의 자금 이동 등 복합 악재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이 장기 지지선으로 평가되는 200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밀리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오전 9시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0% 하락한 6만2666.72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3.6% 내린 1665.39달러, 바이낸스코인은 2.0% 하락한 577.64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리플(-1.7%), 솔라나(-3.2%), 트론(-1.4%), 도지코인(-4.3%), 스텔라루멘(-3.7%), 에이다(-4.4%), 밈코어(-2.8%), 수이(-2.2%)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약세가 단순한 투자심리 위축을 넘어 거시경제와 구조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데스크가 인용한 도이체방크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개인 투자자 중심의 투기 자산에서 기관 투자자 중심의 위험자산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마리온 라부르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이상 개인 투자자의 투기 수요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ETF 자금 흐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기대, 위험자산 선호도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관 자산으로 성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2026년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 수익률이 높아지고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어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관 자금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자산 통계 플랫폼 소소밸류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최근 6주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다. 코인데스크는 직전 주 순유출 규모가 2억2800만달러였고, 6주 누적 순유출 규모는 약 59억4000만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ETF 수요가 비트코인 가격 형성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자금 유출이 하락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열풍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내년 AI 인프라 구축에 7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AI 관련 주식과 비트코인을 경쟁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관련주로 자금이 쏠릴수록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수 있는 위험자산 투자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 참가자들은 비트코인의 주요 지지선 방어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장기 지지선으로 평가받는 200주 이동평균선(200WMA)인 6만24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이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전체 비트코인의 평균 매입단가를 의미하는 실현가격인 5만3457달러 수준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현가격은 유통 중인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했을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평균 취득 원가로, 과거 약세장에서 중요한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 코인데스크는 1만~10만BTC를 보유한 대형 투자자들의 평균 취득 단가도 약 5만4300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 만큼 5만~5만4000달러 구간이 다음 핵심 지지선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데이터 분석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공포·탐욕 지수는 17을 기록하며 ‘극도의 공포’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해당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 심리가 강하다는 뜻이다.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