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로 몰더니…광주 女소방관 숨지게한 갑질·은폐 '모두 사실'
머니투데이
직장 내 괴롭힘(갑질)을 호소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광주 여성 소방관을 둘러싼 조직 내 괴롭힘과 무마 의혹이 정부 감찰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23일 뉴시스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 고(故) A소방교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진행 중인 감찰 조사를 이르면 이번 주 중 마칠 계획이다.
감찰 조사 결과 상사들이 A소방교에게 술을 강요하거나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갑질 의혹이 모두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소방교가 생을 마치는 선택을 한 원인을 개인 사생활 문제로 몰아가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보인다고 국조실은 전했다.
국조실은 이 같은 내용의 감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점검 결과를 광주소방본부 상급 기관인 소방청에 '엄중 처분' 의견을 명시해 정식 통보한다. 구체적인 인사 조치나 징계 수위는 소방청이 내부 징계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
국조실 관계자는 뉴시스에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으로만 보면 갑질 등 제기된 의혹의 많은 부분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 맞다"며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조사가 끝나 점검 결과를 토대로 소방청에 엄중 처분 통보를 보낸다. 소방청이 수사 의뢰 여부나 징계 수위를 정하게 된다"고 했다.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이었던 A소방교는 지난해 10월 전남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12월 말 A소방교의 남자친구와 유족은 고인이 생전 잦은 술자리 참석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며 감찰을 요구했다.
이에 광주소방본부는 '객관적 입증 자료 제출'만을 요구하는 등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A소방교의 사망 면직서 공문에 '남자친구와의 관계 어려움 호소'라는 문구를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문서가 내부 인사 시스템에 그대로 공개되면서 조직 내에서 왜곡된 소문이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유가족과 남자친구가 심각한 2차 피해를 입었다.
A소방교의 남자친구와 유족의 민원에 따라 소방청이 지난달 29일 감찰에 착수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엄정 대응을 지시하면서 국조실이 직접 이달 12일부터 전방위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도 관련 내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거듭 언급하며 "국조실에 조사해보라고 했더니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한다. 본인의 고통은 얼마나 심각했을 것이며, 남자친구와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속이 쓰렸겠냐"고 말했다.
이어 "이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직장 내 갑질이라고 하는 것은 최악의 갑질인데 문제는 이게 그렇게 심각한 행위인 줄 모른다는 것"이라며 "이런 갑질 요소들은 다시는 이런 이야기 안 나오게 각별히 챙겨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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