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수학 하위권 2017년 이후 최고치…코로나 학습결손 누적됐나
한겨레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학교 수학 과목에서 ‘성취수준이 매우 낮은’ 학생 비율이 14.9%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 초등학교 고학년을 보낸 학생들의 학습 결손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이 국가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치르는 시험으로 매년 중3과 고2 학생의 약 3%(지난해 2만5992명)를 표집해 실시된다. 국어·수학·영어 과목에 대한 성취도를 측정하고, 성취수준은 1수준(매우 낮음), 2수준(낮음), 3수준(보통), 4수준(높음)으로 나뉜다.
특히 중3 수학에서 성취수준이 낮은 학생이 크게 늘었다. 수학에서 성취수준이 매우 낮은 ‘1수준’ 중3 학생 비율은 2024년 12.7%에서 지난해 14.9%로 2.2%포인트 올랐다. 전체 학년과 평가 과목을 통틀어 중3 수학 ‘1수준’ 증가폭이 가장 컸다.
고2 국어에서도 성취수준이 매우 낮은 학생 비율이 2018년 이후 해마다 늘어 지난해 10.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3.4%였던 고2 국어 1수준 비율은 2022년 8%, 2023년 8.6%, 2024년 9.3%로 꾸준히 상승했다.
교육부는 중3 수학에서 하위권 비율이 늘어난 배경으로 이들이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수업을 겪은 세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유지완 교육부 학교지원관은 “지난해 중3 학생은 코로나 시기에 초등학교 4~6학년을 보냈다”며 “수학은 교과적 특성상 단계적으로 내용을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코로나 시기의 학습 결손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짚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던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도 “초등학교 고학년은 전에 없던 분수 개념이 등장하며 ‘수포자’가 생기는 중요한 기점”이라며 “그 시기에 온라인 기반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2 국어 성취수준이 낮은 데 대해서는 스마트폰과 숏폼의 확산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신소영 대표는 “학교에서 작품 전체를 깊이 읽기보다 문제풀이에 맞춰 지문을 읽는 방식으로 학습하며 긴 글을 읽는 힘을 기를 기회가 줄었고, 학생들이 스마트폰과 숏폼에 익숙해지며 문해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년도 평가에서 확인된 대도시와 읍면 지역 간 격차는 올해도 반복됐다. 지역 규모별 분석 결과 중·고등학교 모두 국어·수학·영어 성취수준 보통 이상 비율은 대도시가 읍면 지역보다 높았다. 특히 중3 수학에서 성취수준이 보통 이상인 비율은 대도시 54.2%, 읍면 37.6%로 격차가 가장 컸다. 중3 수학에서 성취수준이 매우 낮은 학생 비율도 읍면 지역이 19.5%로 대도시 13.1%보다 높았다.
교육부는 수학 하위권 증가에 대응해 체험·탐구 중심 수업을 확대하고, 방과후·방학 중 소규모 보충지도와 1대1 멘토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습 결손을 조기 발견해 보정하는 공교육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신소영 대표는 “초등학교 고학년은 전에 없던 분수 개념이 등장하며 ‘수포자’가 생기는 중요한 기점”이라며 “국가가 성취도평가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쌓아 어느 단원에서 학습이 부족했는지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결손이 누적되지 않도록 잡아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속하는 지역 간 학력격차와 기초학력 부진학생 비율 증가에 대한 원인 파악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역 간 학력격차가 수년째 고착화되고 있고, 중학생 수학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교육부의 처방은 여전히 ‘흥미를 높이겠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그동안 무엇을 추진했고, 왜 지역 간 학력격차와 기초학력 문제는 반복되고 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ye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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