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질주에…대-중기 격차 대폭 확대
한겨레
반도체 호조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성장성·수익성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전분기 대비)은 16.0%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4.0%의 4배에 이른다.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3.7%, 올해 1분기 2.4%로 나타났다. 대-중소기업 간 성장률 격차는 7.7%포인트에서 13.6%포인트로 벌어졌다. 한은은 삼성전자, 에스케이(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수익성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보면, 대기업은 14.8%로 지난해 1분기(6.4%)의 두 배를 웃돌았다. 중소기업 쪽은 지난해 1분기 4.1%에서 올해 1분기 4.7%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 간 수익성 격차는 1년 사이 2.3%포인트에서 10.1%포인트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성, 수익성 격차 모두 삼성전자, 하이닉스 두 회사의 두드러진 실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했다. 전반적인 대-중소기업 격차의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외부감사법 적용 법인 중 4233개 기업을 표본 조사해 추계한 결과라고 한은은 전했다.
국내 기업 전반적으로는 성장성·수익성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전분기 대비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2.5%에서 올해 1분기 13.5%로 크게 높아졌다. 제조업(4.7%→21.1%)은 기계·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비제조업(-0.3%→3.7%)은 운수업,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높아졌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매출 증가로 기계·전기전자의 매출액증가율은 18.0%에서 52.1%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중 전자영상통신장비 분야만 보면 증가율은 28.9%에서 75.7%로 높아졌다. 전자영상통신장비 분야를 제외할 경우 제조업 전체 1분기 매출액증가율은 13.5%에서 4.6%로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한은은 밝혔다.
비제조업 중 운수업 매출액증가율은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해운 운임 상승과 항공 여객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상태(-2.5%)에서 8.1% 상승으로 돌아섰다. 도소매업은 수입차, 반도체 판매업체 등 도소매 유통업체 전반의 매출 확대로 5.2%에서 7.1%로 높아졌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6.0%에서 올해 1분기 13.2%로 높아졌다. 제조업(6.2%→18.1%)은 기계·전기전자, 석유화학 중심으로 상승한 반면, 비제조업(5.9%→5.7%)은 운수업을 중심으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업의 수익성 부진 배경으로 한은은 “고유가 여파 및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운항 비용 증가”를 들었다. 조사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 88.9%에서 올해 1분기 87.0%로, 차입금 의존도(차입금/총자산) 또한 24.4%에서 23.9%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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