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우파로 분류되는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조국의 수호자들’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결선투표의 개표율이 99%를 넘어선 가운데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49.65%를 득표하며 48.70%를 얻은 좌파 집권 연합인 ‘역사적 동맹’의 이반 세페다 후보를 앞섰다.
이 결과로 4년 전인 2022년 치러졌던 직전 대선에서 좌파 성향이었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집권한 후 4년 만에 다시 정권이 바뀌게 됐다.
애초 콜롬비아에서는 세페다 후보가 무난히 결선투표를 거쳐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지난달 치러졌던 1차 투표에서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1위에 오르며 이변을 연출했고, 이날 결선 투표에서도 승리하며 대통령 직책을 거머쥐었다.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콜롬비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있던 인물로 이번이 그의 첫 대선 출마다. 그는 수년 전만 해도 정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지만, 법과 질서의 회복과 소외된 이들의 대변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출마 전부터 뛰어난 말솜씨를 바탕으로 언론에 자주 노출하며 콜롬비아 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스타 변호사가 됐고, 출마 이후에는 애국주의와 강경한 치안을 강조하며 지지도를 끌어올렸다. 또한, 총기 소지 권리, 대규모 교도소 건설, 정부 규모 축소, 친시장 경제 정책을 주장하며 보수층과 치안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대선 과정에서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자신을 ‘호랑이’라 지칭하며 강경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치안 불안에 시달리는 콜롬비아 국민에게 마약 사범과 좌파 반군 세력을 모두 체포해 감옥에 보내겠다고 단언했다.
반면 패배한 세페다 후보는 페트로 현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실패한 것이 최대 패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는 치안 문제였는데, 페트로 대통령은 불법 무장단체 소탕보다는 평화협상을 중심으로 치안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방법이 실패하며 오히려 무장단체 세력이 그의 집권 기간 더 세력을 확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세페다 후보는 치안 문제에 있어 페트로 대통령의 정책을 일부 수정하는 방식을 제시했고, 이것이 호응을 얻지 못했다.
향후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본인이 유세 과정에서 말했던 것처럼 미국 행정부와의 공조 아래 남미 마약 카르텔 소탕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미 1차 투표 승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을 받았고 결선 투표 막바지에 이르러선 미 행정부 내 외교 핵심 인사들로부터 잇달아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받는 등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그의 임기가 순탄하기만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세페다 후보와 페트로 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검표를 주장하고 나섰고, 매우 적은 차이로 당선이 된 만큼 사회 통합을 이루는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글 지대와 안데스 고산지대를 중심으로 주둔하고 있는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과 반정부 무장 세력들을 청산하는 것 역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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