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변동에 유독 취약한 K-건설…전동화·수소화가 대안"
머니투데이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 영향이 건설공사비지수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건설업계의 우려가 한층 깊어졌다. 유가와 관련이 깊은 건설 원자재 가격도 문제지만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중장비 대부분이 경유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 역시 부담이 되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가 지난달 말 발표한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전월 대비 1.75% 뛴 136.88(잠정치)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건설업 전문가들은 4월 지수 급등을 중동전쟁발 유가 상승 영향으로 풀이했다. 실제 '아스콘 및 아스팔트제품' 항목이 전월 대비 28.83% 폭등하는 등 유가 상승분이 4월 지수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전인 2월 말 기준 배럴당 70달러 안팎이던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전쟁 영향 속에 지난 3월 말 110달러선까지 수직 상승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 같은 유가 부담이 건설현장 곳곳에서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건설업 전문가들은 우리 건설산업이 유가 상승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급등했던 공사원가에 이어 이번에도 건설산업은 원유 가격 변동에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음이 증명됐다"며 "건설산업의 원유 의존 저감은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과제"라고 진단했다.
아스콘·아스팔트 등 건자재뿐 아니라 건설기계 연료값도 공사비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며 건설기계의 '탈원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설 중장비들의 전동화, 수소화 등 탈원유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우리와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건설기계의 탈원유를 위한 전동화, 수소화가 상당 수준 진행됐다. 건정연에 따르면 시장에서 지게차는 이미 60% 이상 전기화가 진행됐고 굴착기의 경우도 3톤 미만의 초소형 중심으로 양산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신에너지 콘크리트 믹서 트럭가 급속 보급 중이다. 중국의 신에너지 콘크리트 믹서 도입율은 2021년 2%에서 지난해 약 70%로 상승했다. 올 1분기 기준으로는 전체 5125대 중 5099대가 순수 전기 배터리 차체로 도입됐다. 덤프트럭과 같은 초대형 운반장비에서는 수소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코마쓰사는 수소 연소엔진을 탑재한 덤프트럭을 준비 중이다.
국내 건설기계의 전동화·수소화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아직 비싼 전기 장비 가격(동급 경유 장비 대비 40% 이상) 탓에 단기적인 구매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 의사결정 구조 상 신에너지 건설장비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도급사로 내려오면서 비용 절감 압력이 거세지는 지금의 건설업 구조에서는 하도급사가 고가의 장비를 도입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태준 건정연 신성장전략연구실장은 "친환경 장비 도입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조달을 중심으로 한 초기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며 " 현재 굴착기에 한정된 보조금 제도를 다른 장비로 확대하고 시공능력 평가 및 입찰에서 친환경 장비 사용에 가점 부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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