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오건영의 금융진단] ‘엔 캐리 청산’ 흐름의 관전포인트](https://images.supple.kr/?url=https%3A%2F%2Fimg.etoday.co.kr%2Fpto_db%2F2026%2F06%2F20260621184006_2348956_210_281.jpg&suppleWidth=210&suppleHeight=281)
6월 16일 일본은행은 계속되는 엔화 약세와 전쟁의 여파로 쉽사리 안정되지 않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1.0%로 인상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도 과거 버블 붕괴 직후인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었다는 점과 일본의 금리가 높아지면서 해외에 투자돼 있던 일본 자금들이 본국으로 빠른 속도로 환류하며 나타나는 금융 시장의 충격,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두려움에 주목했다. 실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의 의지를 강하게 불태웠던 2024년 8월 글로벌 금융 시장은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충격을 받았는데, 당시 달러당 160엔 수준이었던 엔화 환율은 순식간에 140엔대 초반까지 하락하며 엔화 초강세를 나타내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10% 이상, 한국 코스피지수는 6% 이상 급락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었던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무조건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2024년 8월 엔캐리 청산 이후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의지를 언급하며 빠른 진화에 나섰는데, 이후 느린 속도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었지만 2024년 8월과 같은 충격은 금융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주변의 환경이다. 2024년 7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었다. 미국의 실업률이 생각보다 빠르게 높아지면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힘을 얻었고, 실제 연준은 그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p)의 빅컷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의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는데, 일본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밀려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려고 하는 상황이 된 것인데, 이 경우 바닥까지 내려가 있던 일본 금리는 인상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미국 금리는 하락하면서 양국 간 금리차가 좁혀지게 된다. 일본 자금이 해외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운용하며 금리 차익을 얻기 위함에 있다.
그렇지만 양국 간의 금리차가 좁혀지면 금리차라는 매력이 좁혀지는 만큼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환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일본의 금리 인상과 맞물린 미국의 금리 인하, 이 둘의 조우는 전례없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낳았고 그게 2024년 8월의 충격으로 나타난 것이다.
둘째로는 금리를 인상하는 일본은행의 스탠스를 확인해야 한다. 같은 금리 인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후의 중앙은행 행보를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30년간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던 국가로 실제 2000년과 2007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가 불황 사이클을 30년까지 연장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했기에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물가 상승 국면에서도 다른 국가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때 매우 소극적인 금리 조정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물가 압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자 2024년 8월 이를 악물며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표명했고, 1회성 금리 인상에 그친 것이 아니라 물가를 잡을 때까지 강하게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겠다는 뉘앙스를 시장에 내비쳤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시장이 흔들릴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아니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는 시장 참여자들을 놀라게 했고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했던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상을 했다는 레토릭보다는 금리 인상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 그리고 중앙은행의 의지까지 함께 보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가능성을 가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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