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로 수요가 폭발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석 달 만에 6조원 넘게 불어났다.
금리가 소폭 하락 전환하며 대출 증가세는 가팔라졌으며, 반전세·월세 전환 가속으로 전세자금대출은 9개월 연속 줄어드는 엇갈린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담대 3개월 누적 6조원 증가···세제 이벤트가 뇌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KB주택시장리뷰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월 934.9조원(전월 대비 보합)에서 4월 937.6조원(+2.7조원), 5월 940.8조원(+3.2조원)으로 두 달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3월 보합을 기점으로 불과 두 달 만에 5.9조원이 늘었다.
증가의 직접적 촉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였다. 중과 재개 전 처분하려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3월 7.2만건으로 치솟았고, 이 거래 급증이 대출 수요를 끌어올렸다. 최근 5년 월평균 5.6만건 대비 30% 증가한 것이다.
5월 주담대 증가분 3.2조원에는 분양 아파트 중도금·잔금 납부 수요까지 겹친 영향도 컸다.
7월 예정된 세제 개편안에 보유세 인상이 포함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단기 세금 이벤트에 주택금융 수요가 연쇄 반응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주시가 요구된다.
금리 꺾였어도 대출은 안 꺾여···연체율도 상승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2월 4.30%, 3월 4.34%, 4월 4.31%로 3월에 정점을 찍고 소폭 내려왔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고채·은행채 금리가 오른 3월에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4월 들어 변동형 금리가 하락(-0.11%p)하고 고정금리 상품 비중이 축소(60.8%→47.8%)되면서 전체 금리를 끌어내렸다.
연체율 추이도 주목할 대목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1월 0.29%에서 2월 0.31%로 상승했다가 3월 다시 0.29%로 내려왔다.
가계신용대출 연체율 0.76%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나, 거래 급증기 이후 상환 부담이 지연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 및 월증감액
단위: 조원 | 자료: 한국은행,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전세대출은 9개월 연속 축소···임대차 시장 구조 재편 신호
반면 전세자금대출은 3월 165.5조원(-0.4조원), 4월 164.9조원(-0.6조원), 5월 164.3조원(-0.6조원)으로 9개월 연속 월증감액이 축소됐다.
전세 물량의 월세 전환 가속, 전세대출 한도 규제 강화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화는 이미 구조적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수치의 함의다.
전월세 누적 거래량 중 월세 거래 비중은 4월 기준 68.5%로 역대 최고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파트에 한정하면 이 비중이 4개월 연속 50%를 웃돌았다.
전세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전세자금대출 잔액 감소는 단기 조정이 아닌 구조 변화의 반영일 수 있다.
수도권 하반기 신규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약 6만호로 최근 5년 하반기 평균 8.7만호 대비 32% 줄어 전세 공급 부족은 심화될 전망이다.
KB전세가격전망지수는 5월 기준 120.1, 수도권 130.5로 2020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세수급지수는 173.3으로 13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 공급 부족이 깊어질수록 임차인의 월세 전환은 가속화되고, 전세대출 수요 감소→잔액 축소의 고리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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