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투자자들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를 다시 대거 사들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붐과 스페이스X 상장 대박 등으로 상징되는 '미국 예외주의 US Exceptionalism)'가 귀환하면서 미국 경제가 여타 선진국을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이란 전쟁 종전 합의로 유가가 하락세이지만,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 체제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완전히 철회될 것으로 보고 달러화 매수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6일(미국 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데이터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주 선물시장에서 달러화 강세(상승)에 베팅한 순포지션 규모는 2018년 이후 주간 단위 최대 폭으로 증가하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자금 유입 급증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예외주의는 글로벌 경기 침체나 지정학적 위기에서도 미국 경제가 강력한 혁신 기술(AI 및 우주 등)과 독보적인 생산성을 바탕으로 홀로 독주하며 전 세계 자본을 흡수하는 경제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2% 이상 상승했으며 최근 휴전 합의 소식에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잉글랜더 스탠다드차타드(SC) G10 외환 리서치 총괄은 "중동 리스크 외에도 달러화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고유의 스토리가 있다"며 "미국 경제는 매우 건전하며 그동안 제기됐던 노동 시장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과장된 것이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의 블록버스터급 기업공개(IPO) 성공과AI 광풍에 따른 뉴욕 증시의 활황이 전 세계 자금을 달러화로 끌어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이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신뢰를 갉아먹었던 지난해 양상과는 180도 달라진 흐름입니다.
잉글랜더 총괄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미국 시장이 주는 압도적인 위험조정수익률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미이란 간 종전 합의가 타결됐음에도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단기금융시장에서는 내년 3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외환시장의 시선은 17일(한국시간) 새벽 첫 금리 결정을 발표하는 케빈 워시 연준 신임 의장의 입에 쏠려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워시 의장이 이번 첫 FOMC 성명서에서 기존 '완화적 정책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완전히 삭제하고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색채를 드러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쇼크로 미국보다 훨씬 심각한 경기 둔화 타격을 입은 유로존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금리 인상 기대감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홀로 독주하는 반면 유럽은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해 공격적인 긴축을 단행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칼 샤모타코페이 커런시 리서치 수석 시장전략가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무리하게 긴축을 밀어붙이지 못할것"이라며 "결국 미국 경제의 나홀로 독주(outperform)가 지속되면서 연준은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거나 인상을 고심하는 반면, 달러화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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