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전업권 실시간 거래 검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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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퇴직연금 ETF실시간 매매 열리나…고용부, 전 금융권 허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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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권과 보험업권의 숙원 중 하나이던 퇴직연금 계좌의 ETF(상장지수펀드) 실시간 매매 허용이 전환점을 맞이했다. 고용노동부가 그간 증권업권에만 열여둔 ETF 실시간 매매를 전 금융업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11~12일 양일 동안 은행, 보험, 증권사 등 대형 퇴직연금 운용사 10곳과 금융감독원 등 퇴직연금 운용 관계자들과의 워크숍 자리에서 '전 업권 실시간 ETF매매를 전향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설명했다.
현재 은행과 보험사에서 퇴직연금에 가입한 고객들은 앱 내에서 ETF를 실시간 거래할 수 없다. 매수 주문을 넣으면 거래 체결까지 최소 1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장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경 주문을 넣으면 다음날 오전에 거래가 체결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현재 은행·보험업권 퇴직연금 계좌의 ETF 거래가 신탁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객의 주문을 일정 시간 모아 증권사에 개설된 은행 명의의 신탁 계좌를 거쳐 증권사가 매매하는 구조다. 반면 증권사 퇴직연금 고객이라면 ETF 종목을 원하는 시간에 즉시 매매 체결이 가능하다.
실시간 매매가 안되기 때문에 은행·보험업권의 앱 내에서는 ETF 종목의 실시간 가격 조회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KB국민·하나은행은 펀드평가기업 등과 제휴해 은행 앱 내에서 ETF 상품을 클릭하면 외부 앱으로 이어져 실시간 가격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같은 거래 방식이 유지되어 온 이유는 ETF 실시간 위탁매매가 은행이나 보험사에 허용된 업무가 아니라는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 때문이다. 퇴직연금 제도에서 근간이 되는 법령과 정책을 수립하는 부처는 고용노동부이지만, 퇴직연금 적립금이 투자되는 금융시장과 금융상품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은 금융위원회의 역할이다. 고용부가 전 금융업권에 ETF 실시간 매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나서면서 금융위와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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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퇴직연금' 지각변동…증권업 반발, 금융위 해석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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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은행과 보험사 퇴직연금 계좌의 ETF(상장지수펀드) 실시간 매매 허용을 검토하면서 5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능성이 점쳐진다. 은행과 보험업권은 그간 급격한 증시 상승세에도 실시간 매매가 금지되면서 고객을 증권업계에 빼앗겼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권해석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는 신중한 입장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501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6.1% 늘어났다. 400조원을 경신한 지 1년 만에 500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업권별로는 증권사 적립금 증가 규모가 눈에 띈다. 증권사 적립금은 작년말 13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에 견줘 26.6% 증가했다. 은행(15.4%), 생명보험(7.5%), 손해보험(7.7)% 등 업권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증시의 급격한 상승세에 따라 ETF 매매가 상대적으로 간편한 증권사에 고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실적배당형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4.6%(123조3000억원)으로 전년말 17.4%(75조2000억원)보다 7.2%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과 보험업권에서는 실시간 매매 금지가 업권별 격차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 보험, 증권사 모두 기존 본업이 아닌 퇴직연금 사업자로서 겸업허가를 동일하게 받기 때문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2024년부터 퇴직연금가입자가 기존 운용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퇴직연금사업자만 바꿔 이전할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개시된 점도 은행과 보험업권 퇴직연금 고객 이탈에 영향을 줬다. 고객이 같은 ETF 상품을 보유한 금융사 중에서 실시간 매매가 편한 증권사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연합회는 지난 3월 실시간 ETF 매매를 허용해달라는 의견서를 금융위에 제출하기도 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연금 자체가 특정 상품이 아닌 제도이기 때문에 고객이 느끼는 편리성에 따라 좌우가 많이 된다"라며 "지난해와 올해 같은 증시 상황에서는 분 단위로 수익률이 달라지는데 제도가 못 받쳐줘 고객이 많이 이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업권에서는 즉각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익증권이나 일반 펀드는 은행에 허용된 업무이지만, 상장된 펀드인 ETF를 판매하는 것은 투자중개업자로서 증권사의 본업이라는 취지다.
최종 결정권을 가진 금융위는 현재까지 증권업권의 손을 들어왔다. 금융위는 2021년 실시간 ETF 매매를 허용해달라는 취지의 비조치의견서 요청에 대해 "ETF 위탁매매업무는 일반적인 펀드의 판매·환매와는 다르게 상장증권의 위탁매매에 해당되는 것으로 은행에 허용된 집합투자증권의 투자중개업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유권해석했다.
고용부가 실시간 ETF 매매를 전 업권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금융위의 해석이 변수가 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고용부에서 의견을 낼 경우 시간을 갖고 검토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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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은행 실시간 ETF 거래는 전업주의 위배" 강력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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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는 은행 앱 내 실시간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를 허용하는 건 전업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TF 위탁매매는 증권사의 '본업'인 만큼 라이선스가 없는 은행에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은행의 '본업 침해' 움직임에 증권사들은 디폴트옵션 내 예적금 배제, 발행어음 운용자산 편입 등을 당국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은행의 실시간 ETF 거래를 명백한 본업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분야 서비스를 업무 전문성을 가진 금융기관이 담당하는 전업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ETF 실시간 거래는 사실상 증권 브로커리지(중개)를 허용하는 것이라 현재의 시스템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금투업계는 금융위원회가 유권해석을 내린 2021년과 현재 관계 법령이 달라진 것이 없는 만큼 '다른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계 법령 등 제도의 큰 틀을 바꾸지 않는 이상 당국의 해석이 갑자기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권이 계속 건의해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증권사도 '수신 기능을 허용해달라' 건의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집합투자증권 투자중개업 범위에 대한 당국의 유권해석이 달라질 경우 증권사들로서는 '퇴직연금 고객 유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ETF 실시간 거래를 위해 은행에서 증권사로 퇴직연금 계좌를 실물이전하는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운용에서도 ETF 인기가 많은 상황에 은행에서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지면 증권사의 큰 특장점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실제 고객 유입이나 자산 이동 측면에서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고용노동부와의 간담회에서 업계의 건의사항을 전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증권사들은 디폴트옵션 내 예적금 상품 축소·배제, 운용자산에 증권사 발행어음 상품 편입 등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려서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어야 노후자산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며 "디폴트옵션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원리금 보장 상품은 대폭 줄이거나 빼고, 증권사 발행어음이나 IMA(종합투자계좌) 상품을 담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정부부처에서도 디폴트옵션 수익률 평가비중 확대 등을 통해 고객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금 사업자 평가제도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와중에 은행과 증권사를 모두 가진 금융지주로서는 '균형점'을 찾는 분위기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지주 통합 앱(슈퍼 앱)을 통해 원스톱 자산관리 플랫폼을 확충하는 가운데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사 어느 한 쪽에 퇴직연금 적립금을 몰아주기 어려워서다. 은행 서비스 중심의 슈퍼 앱에서 실시간 ETF 거래가 가능해질 경우 증권사의 퇴직연금 사업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 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이 적립금 확대에서 수익률과 자산관리 중심으로 전환돼 그룹 차원의 협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은행과 증권이 보유한 고객 접점과 자산관리 역량을 연계해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연금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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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못 사, 수익률 관리도 안 돼"...퇴직연금 규제 불편은 소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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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업자의 ETF(상장지수펀드) 실시간 매매가 금지된 데 따른 피해는 소비자 몫이었다. 원하는 가격과 시기에 상품을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투자일임 금지와 원리금보장상품도 제한하는 규제도 수익률의 발목을 잡는 규제로 꼽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업권 퇴직연금 가입자는 ETF를 매매하는 경우 매수(매도)가격을 지정할 수 없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주문을 요청하면 은행이 가입자 대신 증권사에 주문을 제출하고 거래 가능한 가격에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ETF 실시간 매매가 증권업권에만 허용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업권 가입자는 시장 변동에 즉각 대응해 ETF를 매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치 않는 가격에 매매가 체결되면서 소비자의 투자 편의성이 저하되고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퇴직연금 가입자는 증권이나 보험업권 가입자에 비해 금융사의 지속적인 수익률 관리도 받을 수 없다. 투자 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위임)받아 고객을 대신해 자산을 취득·처분하고 운용하는 '투자일임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증권사에는 투자일임업 겸영이 전면 허용되고 보험사도 법령상 제약이 없으나, 은행은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은행이 투자일임 업무를 못하면서 운용관리는 온전히 소비자의 역할로 넘겨진다. 노후소득 상품이라는 퇴직연금 특성상 장기간 운용관리가 필요하지만, 은행은 다수 고객이 전문지식이 부족해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가 2024년말 개인형퇴직연금(IRP)에 한해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AI) 서비스를 규제샌드박스를 거쳐 허용했지만, 고객 개인별로 투자 특성을 반영하는 데는 기술의 한계가 여전하다.
원리금보장상품에 대한 규제도 일부 소비자로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현행 퇴직연금감독규정상 은행과 증권사는 자사의 원리금보장상품을 퇴직연금 내에 편입할 수 없다. 2015년 금융위가 원리금보장형에 쏠린 퇴직연금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규정을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원리금보장상품을 희망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75%(378조원)가 원리금보장형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수익률을 제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자사 상품을 퇴직연금에 탑재할 수 있게 되면 그만큼 고금리 상품을 고객에게 가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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