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빗장 풀린다"…불확실성 해소에 해운업계도 반색
머니투데이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타결하면서 100일 넘게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 수순을 밟게 됐다. 해운업계에서는 전쟁 개시 이후 쌓여온 불확실성이 걷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운임·보험료 등 해운 시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의 종전 합의 최종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오는 19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제된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란 해상에서 전개 중이던 역봉쇄 작전을 함께 풀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기뢰를 부설하며 봉쇄에 나선 뒤 사실상 정상 통항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전 세계 석유·천연가스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에너지·물류 수송로가 막히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해운·보험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해협이 열리면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송에 물꼬가 트여 에너지 수급 불안이 빠르게 완화될 전망이다. 원유·LNG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특히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MOU 체결에 따라 현재 해협에 묶인 한국 선박 24척을 포함한 수백 척의 유조선·상선도 순차적으로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해협 개방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종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사전에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해상봉쇄 해제를 예고하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배럴당 80달러와 84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최근 화물 수요가 몰리면서 치솟은 해운운임도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기준 전주 대비 9.49% 오른 2985.22를 기록, 전쟁 발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말 1200~1300선이었던 SCFI는 지난달 15일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300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완전한 시황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동 역내에 묶여 있거나 우회 항로로 이동 중인 선박들이 정상 운항 체계로 복귀하는데만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배가 지금 당장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해도 통상 운항에 몇 달씩 걸린다"며 "특히 원유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될 성질이 아니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쟁 기간 급등한 운항 비용과 보험료 부담이 여전하고 기뢰 제거 등 안전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주요 선사들이 운항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수도 있다. 이란은 전쟁 이후 수십 개의 기뢰를 설치했지만, 어디에 설치했는지 불분명하다. 일부는 이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부설된 것으로 알려져 제거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60일간 진행될 미국·이란 최종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에너지·물류 시장도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결렬되면 해협이 다시 무기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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