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화상 회의서 “부정선거 반사회적 행태…합당한 책임 물어야”
한겨레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화상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선거결과 조작 등을 운운하면서 부정선거론을 퍼뜨리는 것은 이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민들의 귀한 목소리를 모욕하는 반사회적 행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바티칸 현지에서 주재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제가 자꾸 들여다볼 때마다 문제다 싶은 게 있다. 여러분 다 아시는 것처럼 참정권 침해의 문제”라며 “이것은 민주주의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쩌다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지 참으로 황당하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참정권 침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다 인정하고 수용한다”면서도 “그런데 이걸 악용을 해가지고 이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선동하는 세력들이 더 고개를 들고 있다. 변명의 여지없는 선관위의 투표 관리 부실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케이(K)-민주주의, 첨단산업 케이(K-)컬처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심각한 오점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수석·비서관과 영상으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주변시민 등을 위협하는 부정 선거론자에 대해선 단호한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더구나 이런(부정선거) 주장을 펴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현장 경찰관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도 하고, 또 주변 시민들을 위협하기도 하고,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무슨 검색 검문 행위도 하고 또 출입도 막고 이렇게 업무방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
마땅히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뭘 하더라도 지켜야 될 선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명확한 선이 법과 제도 아니겠냐”며 “국민 참정권 침해 사건을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강화를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면 건강한 비판과 건설적 대안 마련이 보장되고 또 함께 이루어져야 된다. 이를 위해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에는 국회 국정조사에 대한 전폭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빠르면 이번 주부터 국정조사 특위가 가동된다고 한다”며 “검경 합수본 역시 성역 없는 책임 규명에 박차를 가해야 되겠다. 청년들과 시민들의 정의로운 분노에 우리 사회 모두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응답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개혁 작업에 나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기간과 조사 내용 등을 둘러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오는 18일 국정조사계획서 의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고, 국민의힘도 조속한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국회 의석 비율대로 국조특위 위원 정수(민주당 10명, 국민의힘 6명, 비교섭단체 2명)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여야 9 대 9 동수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의원들도 선관위 외부 감시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거나 발의할 예정이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선관위원장 추천위원회 구성과 추천 절차 제도화, 감사원 감사 제도 정비, 시·도 및 시·군·구 선관위 운영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선관위 외부 감사관 도입을 뼈대로 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바티칸/서영지 기자 yj@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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