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관위 근본 개혁 위해 모든 방안 검토해야
한겨레
6·3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선거관리위원회의 총체적 무능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 작업에 여야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드러난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야 모두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 도입과 개헌까지 열어두겠다며, 선관위에 대한 ‘대수술’을 벼르고 있다. 공연한 정쟁으로 시간 소모하지 말고, 우선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것부터 근본적 개혁책을 마련하는 것을 시작해야 한다.
14일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은 선관위 외부 감시를 강화하는 법안을 대거 발의하고 있다. 선관위에 외부 감사관을 도입하고 감사관이 작성한 연간 감사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또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도 준비 중이다.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시가 불가능한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취지의 법안들이다.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인 만큼, 감사를 강화하거나 위원 구성을 변경하고 위원 파면 사유를 확대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23년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위헌으로 판단한 만큼, 위헌성 시비를 없애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봐도 선관위가 과연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다. 투표용지 부족, 득표수 누락에 이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총체적으로 기강이 무너진 사실이 드러났다. 선거 때마다 직원들의 휴직이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됐고,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거를 앞둔 3개월 동안 실제 출근한 날이 절반(법정근무일 60일 중 34일)에 불과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국정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쉬운 것은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재선거와 특검 즉시 도입을 주장하며 이번 사안을 정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점이다. 장 대표는 “이재명 하명 받고, 민주당 눈치 보는 (검·경) 합수본이 제대로 수사할 리 없다”며 “특검 거부는 ‘공범 자백’”(14일 페이스북)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걸 대통령과 엮어 정쟁화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야가 일단 국정조사를 하는 데 뜻을 모은 만큼, 초당적 협의로 세부 사항을 정리하고 선관위에 대한 국정조사부터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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