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MOU 임박에도…이스라엘, 레바논 공격 계속
한겨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레바논 남부를 계속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전쟁이 끝나도 레바논 점령지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르몽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대령은 14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레바논 15개 도시·마을에 일방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그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으니 이스라엘은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즉시 집을 떠나 마을·도시에서 최소 1천미터 떨어진 트인 지대로 이동하라”고 썼다.
이들은 전날에도 레바논 남부 24개 지역에 이런 명령을 발령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시설 70곳 이상을 폭격했다”며, “(드론 등) 발사대”와 “건물들”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폭격이 주택 등 민간 시설을 가리지 않으면서 민간인 피해가 불어났다. 레바논 보건부는 12, 13일 48시간 동안에만 45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3월2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시작된 뒤 레바논 사망자는 3756명, 부상자 1만1632명에 이른다.
이스라엘의 주된 공격 목표는 남부 해안도시 티레와 남부 내륙 나바티예다. 나바티예는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이 26년 만에 재점령한 보포르 요새보다도 북쪽이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점령지를 점점 북쪽으로 넓혀가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진격하면서 헤즈볼라뿐 아니라 레바논 정규군도 밀려나고 있다. 현지 매체 로리앙 르주르에 따르면, 레바논군은 13일 이스라엘에 포위된 나바티예 인근 크파르 테브니트 마을 진지에서 철수했다. 인근에선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던 레바논군 병사 1명이 이스라엘군 드론 공격에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전쟁 동안 레바논 정부는 종전을 앞당기기 위해 헤즈볼라와 거리를 뒀고, 레바논 정부군 역시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피해왔다.
이스라엘은 미국-이란 간 종전이 합의돼도 레바논에서 뺏은 땅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엑스에 레바논, 시리아, 가자지구에서 통제 중인 “안보 구역”에서 철수하지 않겠다고 썼다.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능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도 주장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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