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부터 여신관리까지…HD현대오일뱅크의 'AI 전사'들 무슨 일?
머니투데이
지난 3일 HD현대오일뱅크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버려진 기름, 세상을 움직이는 바이오 연료로 진화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2분 16초 분량의 이 영상은 의인화된 원유 캐릭터 '오일전사'와 폐식용유를 상징하는 '바이오 전사'가 등장하는 SF 영화 형식이다. 폐식용유 기반 지속가능항공유(SAF)를 포함한 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냈다.
일반 소비자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정제·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을 친숙하게 풀어낸 이 영상은 HD현대오일뱅크 사내 AI 동호회인 'AI XYZ'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직접 만든 영상이다. 회원들은 각 부서와 협업해 콘셉트 구성, 장면 설계 등 영상 제작 전 과정을 이끌었다. 그 결과 전문 제작사 중심의 기존 기업 홍보영상 제작 방식에서 벗어난 홍보영상이 만들어졌다.
AI XYZ의 활동 사례는 홍보 영상 제작에 그치지 않는다. HD현대오일뱅크는 AI XYZ의 아이디어를 현업에 적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먼저 HD현대오일뱅크 바이오 신사업팀은 바이오 관련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AI에 학습시켜 유럽 친환경 정책 인증 등 복잡한 주제에 대한 질의에 응답하는 전용 챗봇을 구축했다. 윤활유 모빌리티(Mobility)팀은 AI 기반 대체품 추천 챗봇을 활용한다. 고객이 요청한 제품 사양을 입력하면 적합한 제품을 즉시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AI XYZ 회원이 개발한 PPT(파워포인트) 자동화 에이전트도 현업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엑셀 파일이나 텍스트 명령어만 입력하면 사내 양식에 맞는 발표 자료가 자동으로 완성된다.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슬라이드 구성과 디자인 작업을 AI가 대신하면서 보고서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실질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사내 AI 활용은 대외 성과로도 이어졌다. AI XYZ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AI 혁신 TF(태스크포스)가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한 글로벌 AI 행사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서울 2026'의 AI 에이전톤 대회에서 로우코드 부문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크레딧 리스크 가디언(Credit Risk Guardian)'이라는 이름의 이 AI에이전트는 업종별 신용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해 여신 담당자에게 경보를 전달한다.
이 솔루션은 실제 HD현대오일뱅크 여신관리 업무에도 적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거래처별 재무정보와 시장 데이터를 담당자가 직접 점검해야 했다. 하지만 크레딧 리스크 가디언은 관련 정보를 자동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고 고위험 상황 발생 시 즉시 알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리스크 대응 속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XYZ가 별도로 구축한 '수출 거래처 리스크 통합 대시보드'도 활용되고 있다. 이 대시보드는 수출 거래처 전반의 리스크 현황을 한눈에 보여주고 위험 수준을 분류해 제공한다. 업종별 평균 스코어와 국가별 거래처 현황도 확인할 수 있어 담당자는 특정 업종이나 국가에 리스크가 집중되는지를 즉시 파악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AI 활용이 홍보 영역에 그치지 않고 사내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 부서별 실험을 통해 여신관리 등 실제 업무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AI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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