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총재 “늦지 않게 금리 인상 필요”
한겨레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신 총재는 이날 한은 강당에서 열린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성장,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이어진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비교적 명확하게 금리 인상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달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조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하는 다음 번 금통위 회의는 7월16일로 예정돼 있다.
신 총재는 “물가상승의 부담은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선제적인 물가안정 노력은 이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의 배경으로 들었다. 신 총재는 “물론 금리 인상은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화 정책은 시장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은 재정 정책을 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한은도 이에 기여할 부분은 없는지 고민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불안과 관련, 신 총재는 “다음 달로 예정된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이후 계획 중인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역외 선물환(NDF) 거래 수요를 역내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가 기업의 납세와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원화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원-달러 환율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총재는 “국내 경제는 반도체 경기의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따른 세수 확충, 소득 개선 및 투자 확대 등으로 내수도 회복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커 부문 간 격차가 여전한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전쟁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졌다”며 “에너지 공급망의 정상화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높아진 가계의 기대 인플레이션과 기업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추가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잠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햇볕이 비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발전 등으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해 나갈 때”라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조회 0·스크랩 0·공유 0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