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영끌에 주식 빚투까지…가계부채 경고음 커졌다 [영끌 2.0]
이투데이
5월 가계대출 9.3조↑…신용대출·마통이 증세세 견인
주택 매수세·증시 활황 맞물려 차입 수요 동시 확대
주택 매수세·증시 활황 맞물려 차입 수요 동시 확대

▲(사진=AI 생성)
가계대출이 다시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9조3000억원이 불어나며 1년 9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와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가 동시에 대출 창구로 몰린 결과다. 부동산에 이어 증시까지 차입 수요가 확산하면서 주택과 주식을 함께 겨냥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2.0'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3조5000억원의 2.7배 규모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전월보다 줄었지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급증하며 전체 증가세를 키웠다.
기타대출은 4월 2조원 감소에서 5월 5조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증가분 대부분은 신용대출(3조4000억원)과 마이너스통장으로 불리는 은행권 한도대출(2조6000억원)로 채워졌다. 증시 활황에 올라탄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에 나서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무주택자의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 올해 1~5월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가운데 생애최초 매수자 비중은 45.6%로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5월 기준으로는 48.5%까지 올라섰다. 노원·성북·강북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정책대출과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
증시로 유입된 빚의 규모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원 턱밑까지 차올랐다. 문제는 변동성이다. 코스피지수 급등락에 따른 반대매매도 사흘 만에 5000억원 가까이 쏟아졌다. 빌린 돈으로 투자한 주식이 강제 처분되면 개인 손실은 물론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동시에 돈이 쏠리는 흐름을 가계부채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보고 있다. 주택 매수는 장기 부채 부담으로 고착화되고, 주식 빚투는 시장 충격 발생 시 반대매매를 통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리스크를 전이시킬 수 있어서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 관련 대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수도권 주택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신용대출이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외부 충격으로 주가가 조정될 경우 반대매매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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