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완화 넘어 근본치료 시대”…K바이오, 파킨슨병 신약 도전
이투데이
“파킨슨병 증상 완화 넘어 근본치료 시대 열기 위한 R&D 활발”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증상 완화에 머물렀던 파킨슨병 치료가 질병 진행을 늦추고 손상된 신경세포를 회복시키는 ‘근본치료’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초고령사회 영향에 따라 파킨슨병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미충족 의료 수요도 커지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차세대 파킨슨병 신약개발 경쟁에 적극 나선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레보도파 등 기존 치료제는 운동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질병 진행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질환의 원인을 겨냥해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앞선 분야는 줄기세포 치료제다. 에스바이오메딕스가 개발 중인 ‘TED-A9’은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환자 뇌에 이식하는 치료제다. 파킨슨병으로 소실된 도파민 신경세포를 직접 보완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법과 차별화된다. 최근 국내 임상 1·2a상 장기 추적 결과에서는 운동 증상뿐 아니라 비운동 증상에서도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ell’에 게재됐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글로벌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을 제거하는 이중항체 치료제 ‘ABL301’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혈액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약물이 뇌 조직까지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ABL301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됐으며 미국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SK바이오팜은 독성 단백질이 축적되는 원인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의 ‘SKL32276’를 개발하고 있다. GCase 효소 활성을 높여 알파시누클레인 축적을 줄이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현재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질병 진행 자체를 늦추는 질병조절치료제(DMT)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도 파킨슨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펩트론이 장기 지속형 엑세나타이드 기반 후보물질 ‘PT320’을 개발하고 있다. PT320은 2022년 국내 임상 2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일부 2차 지표와 특정 환자군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으며 회사는 후속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도 글로벌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머지않은 시점에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 옵션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성장 가능성도 크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은 2024년 56억5000만달러(약 8조6060억원)에서 2030년 75억8000만달러(약 11조545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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