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대해 헬기 격추 관련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가 200포인트 넘게 밀린 7800대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1520원대로 올라섰고, 외국인은 이날 장중 거래분까지 2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한편 이미 높은 수준인 환율이 환차손을 의식한 외국인 매도를 다시 부추기는 악순환을 경계하고 있다.
10일 오전 11시13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0.93포인트(3.35%) 내린 7826.00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612.52포인트(8.18%) 급등하며 8096.93에 마감했던 코스피는 이날 차익실현 매물과 중동발 악재가 겹치며 197.16포인트(2.43%) 낮은 7899.77에 출발했다. 장중 낙폭을 키워 290.03포인트(3.58%) 하락한 7806.90까지 밀렸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전날 8000대까지 회복한 이후 하루 만에 7800대로 밀리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코스피에서 개인이 2조2187억원을 순매수하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1349억원, 1623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22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71조32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장중에도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2일부터 지난 9일까지 누적으로는 국내 증시에서 115조46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65조900억원, 기관은 41조1220억원을 순매수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12.9원(0.85%) 오른 1525.0원에 출발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를 환율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1~4월 국제수지상 주식자금 유출 규모(64조5000억원)를 토대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달러 유출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 요인은 중동 전쟁,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지속 등 다양하다"면서도 "그 중에서도 올해는 특히 외인 주식 순매도 영향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하반기 중동 전쟁 해소,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발 외환순공급 확대 지속이 원화 강세를 지지할 전망"이라고 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만6000원(4.97%) 내린 30만6000원, SK하이닉스는 11만9000원(5.37%) 내린 20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재점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미군은 육군 아파치 헬기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다가 이란 측에 격추된 사건을 계기로 9일(현지시간) 오후 5시(한국시간 10일 오전 6시)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지면 유가 상승으로 미국 물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미국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 것도 증시에 대한 경계감을 높인 배경으로 거론된다.
밤사이 뉴욕증시도 흔들렸다. 9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250.84포인트(0.97%) 내린 2만5678.8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08포인트(0.26%) 내린 7386.65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만 86.10포인트(0.17%) 오른 5만872.11을 기록했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장중 한때 2.76% 올랐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군 아파치 헬기 격추를 언급하고 대응 방침을 밝힌 뒤 8.62%까지 급반락(1.93% 하락 마감)했다. 미국 반도체주 하락은 이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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