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를 잡지 못하는 투수에게 코칭스태프는 투구폼 수정을 제안했지만 김서현(22·한화 이글스)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2군으로 향했으나 딱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과 또 다른 레전드 윤석민이 조언을 남겼고 이젠 메이저리그(MLB)에서 54승, 86세이브를 수확했던 전설 김병현(47)까지 나섰다.
김서현은 25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6 KBO 메디힐 퓨처스리그 홈경기에 팀이 6-4로 앞선 6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하며 13구를 던져 2사사구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첫 타자 곽민호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으나 이후 손용준에게 던진 공이 빠지며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이후 엄태경과 대결에서도 결국 볼넷을 허용했다. 서영준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막아내 이날 투구를 마쳤으나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다.
지난해 33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세이브 2위에 올랐던 김서현이지만 지난 시즌 막판부터 크게 흔들렸고 올 시즌에도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12.38로 부진했다. 피안타율이 0.281에 달했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제구 난조였다. 8이닝 동안 볼넷 15개를 허용했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무려 3.00에 달했다.
코칭스태프가 투구폼 수정을 제안했으나 김서현은 자신의 방법으로 다시 해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제구 안정을 목표로 지난 13일 2군에 내려간 김서현은 이후 4경기에서 4이닝 동안 2실점했다. 삼진도 5개나 잡아냈다. 문제는 제구다. 4이닝 동안 단 2안타만 맞았으나 사사구는 6개에 달했다. 얼마나 더 시간을 줄지 모르지만 김서현 스스로의 방식으로는 아직까지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김병현은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병현'을 통해 김서현을 향해 조언을 남겼다. 김병현은 "이런 얘기 하면 안 되는데 오늘은 쓴 소리 한 번만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자신의 메이저리거 시절을 떠올린 김병현은 당시엔 원활하게 소통하며 쓴소리를 해줄 사람이 없었다며 김서현은 너무도 좋은 환경 속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나는 서현이가 던지는 걸 보면서 잘 던졌을 때나 못 던졌을 때나 항상 생각하는 게 딱 하나가 있었다. '쟤 큰 경기는 못 쓰겠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1이닝만 던지니까 충분히 어 30세이브도 하고 했지만 만약 국가대전이다, WBC 일본전이다, 아니면 절체절명한 상황에서 과연 이 친구를 쓸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답을 하라고 하면 나는 '아니오, 절대 쓰지 못해'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감이 없는 투수라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이야기다. 김병현은 "얘는 자기가 지금 어떻게 해야 잘 던지는지를 모른다. 계산이 안 서는데 어떻게 선수를 정말 중요한 상황에 내보낼 수 있겠나. 얻어 걸릴 순 있지만 도박을 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전했다.
누구보다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는 류현진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정말 피나는 연습을 해야 하고 자기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그 확신을 찾아주기 위해서 감독과 코치가 이야기를 하는데 '아니오, 저는 제가 할래요'라고 한다"며 "방법은 있어. 네 폼으로 던지고 싶으면 잘 던지면 된다. 그런데 팀도 흔들리고 응원하는 팬들도 흔들리고 그러면서 본인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너무 배부른 상황"이라고 결국 투구폼 수정이 필요하다는 강조했다.
김병현은 "지금 이 투구폼으로 계속 던지다 보면 어떤 상황이 오느냐면 부러질 수도 있고, 끊어질 수도 있고, 찢어질 수도 있다"며 "지금은 힘이 있으니까 그걸 버티지만 어느 순간 그 범위를 벗어나면 큰 부상이 올 수도 있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로 손꼽히는 오승환은 "투구폼을 크게 바꾸기 보다는 일정한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김병현은 "그러려면 엄청 공을 많이 던져봐야 하고 좋은 자세를 갖춰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이다. 그건 바로 기본기"라고 강조했다.
"투구 자세의 한계다.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자세가 기본적으로 아니다"라고 말한 윤석민의 의견에 대해서도 "김서현은 지금 스피드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기본기만 잘 다듬어줬어도 지금 1이닝을 굉장히 불안해하며 던지는 선수가 아니고,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양현종 뒤를 이을 수 있는 선수이고 장점이 굉장히 좋은 선수인데 아마추어 코칭스태프, 감독들이 잘못 가르쳤다. 위험한 선수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서현을 향한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병현은 "지금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머리도 복잡하고 '왜 나한테만 그래'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테지만, 많은 분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하는 이야기니 우선은 컴다운 해야한다"며 "지금 안 던져도 된다. 서현이 없어도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 급하게 달려들지 말고 컴다운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잘 볼 수 있는 시간이 올 때까지 조금 기다리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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