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대표 정책서민금융 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의 신용점수 하위 10% 채무자 지원 비중이 2년 만에 1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가 ‘포용금융’을 핵심 금융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저신용 취약 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펴낸 ‘포용적 금융 등 금융개혁 방안’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서금원의 보증·융자 실적 가운데 신용점수 하위 10% 비중은 49.1%(3조3490억원)로 집계됐다. 2023년 66.1%(4조4940억원)에 견줘 2년 만에 17.0%포인트 하락했고 금액도 1조원 넘게 줄었다. 반면 신용점수 하위 20%를 넘는 비중은 2023년 23.3%(1조5872억원)에서 지난해 40.1%(2조7344억원)로 크게 상승했다. 하위 20%는 케이시비(KCB) 신용점수 700점이 기준이다.
이는 정책서민금융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증부 대출’이 최저 신용점수 대상에게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한 결과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은 크게 서금원이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직접대출(융자)과 서금원이 대출금의 90% 이상을 보증하고 민간 금융회사가 자금을 공급하는 보증부 대출로 나뉜다. 지난해 각 방식의 공급 규모는 1326억원, 6조6855억원으로 보증부 대출이 압도적으로 많다. 신용점수 하위 10%에게 제공한 비중을 보면 직접대출 공급 비중은 91.4%에 이르지만, 금액이 훨씬 많은 보증부 대출은 48.3%에 그쳤다.
예정처는 “서금원의 사업별 지원 대상을 보면 신용점수와 무관하게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등 기준을 설정했는데 이는 일정 수준의 채무 상환 능력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결과적으로 저신용자보다는 (일정한 소득이 있는) 중신용자 이상에게 지원이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지원 대상과 대출 기준을 개선해 저신용자에 대한 융자와 보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금원 관계자는 “정책금융 상품은 저신용 또는 저소득 기준 가운데 하나만 충족해도 이용할 수 있다. 저신용자 비중이 줄었다면 저소득자 비중이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전반적인 신용점수가 상승하는 ‘신용점수 인플레이션’ 흐름과 상환 능력 평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