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원유 수입선 변화도 선명해지고 있다. 지난달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반면, 미국·호주·캐나다 등 비중동권 원유 도입은 늘었다. 중동 공급 리스크를 의식한 수입선 조정 흐름이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K-stat)을 보면, 지난달 한국의 원유 수입량은 846만4천여톤(t)으로 지난해 같은 달 1096만5천여톤보다 22.8% 감소했다. 3월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8.8% 줄었다.
감소세는 중동 주요 산유국에서 두드러졌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들여온 원유는 지난달 435만8천여톤으로 지난해 4월 중동 주요 산유국 수입량 715만3천여톤과 견주면 39.1% 줄었다.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중동 주요 산유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5.2%에서 51.5%로 낮아졌다.
미국·호주·캐나다 등을 중심으로 한 비중동권 원유 도입은 늘었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산 중질유와 섞어 쓰기에 용이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4월 189만2천여톤에서 지난달 214만5천여톤으로 13.4% 증가했다. 원유 수입국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격차는 1058톤으로 턱 밑까지 도달했다. 호주산은 23만1천여톤에서 43만7천여톤으로 89%, 캐나다산은 7만9천여톤에서 24만3천여톤으로 205.5% 급증했다. 콩고민주공화국·알제리·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 물량도 새로 잡혔다.
산업통상부는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이달 확보한 원유 물량은 7850만배럴로 평상시의 90% 이상에 달하고, 6월과 7월에도 각각 80%를 웃도는 수준의 원유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중동상황 대응 브리핑에서 “최근 초대형 원유 운반선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만큼 (전쟁) 초기보다는 원유 수급이 많이 안정화된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8월 수급 상황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유하영 기자 y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