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년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각자 바라는 ‘새로운 미-중 관계’를 요구했다. 시 주석은 “건설적·전략적 안정 관계” 구축을 제시하는 한편 ‘대만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이 잘못 처리하면 충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불허하고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에 반대한다는 데 시 주석의 동의를 얻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예상 시간인 60분을 한참 넘겨 135분간 진행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미-중) 건설적·전략적 안정 관계’를 양국 관계의 새로운 방향으로 설정하는 데 찬성”했다고 말했다. ‘주요 2개국’(G2)으로서 동등한 경쟁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양국이 충돌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충돌’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한 발언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회담 뒤 설명자료에서 “(두 정상이) 좋은 회담을 했다. 양쪽은 경제적 협력을 강화할 방법을 의논했다”고 밝혔다. 시엔엔(CNN)은 “양쪽이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중국은 해협의 군사화와 (이란의) 통행료 부과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두 정상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해졌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시엔비시(CNBC) 방송에 “며칠 내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시 주석에게 오는 9월24일께 미국에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천호성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