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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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5월 7일 전 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노르웨이 동계올림픽의 열기가 가득했던 같은해 2월 오슬로 국립미술관에서 사라졌던 에드바르트 뭉크의 걸작 '절규(1893년작)'가 마침내 우리 품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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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보안 고마워" 메모까지…뭉크 '절규' 훔치는 데 단 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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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 2월 12일 오전 6시 30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던 날 발생했다. 대담한 도둑 2인조가 사다리를 들고 오슬로 국립미술관 앞에 나타났다. 한 명은 사다리를 잡고, 한 명은 빛의 속도로 올라가 창문을 깨고 들어갔다. 그런 뒤 미술관에 침입했던 도둑이 다시 나타나 그림 한 점을 밖으로 던졌다. 그들이 그림을 떼어내고 유유히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분 안팎이었다.
미술관의 CCTV에는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지만, 정작 그걸 봐야 할 경비원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보안 경보가 울렸는데도 경비원은 이를 무시하고 직접 경보를 꺼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도둑들은 이런 허술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장에 "엉터리 보안 수준에 감사하다"는 메모를 남겼다.
40년 간 오슬로 국립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로 재직한 닐스 메셀은 "'절규'가 도난당한 날 아침 깨진 유리창 사이로 펄럭이는 하얀 커튼을 발견했다"며 "미술관 직원들은 도난 사건 자체에 당황했지만, 가장 걱정했던 건 따로 있었다. 도둑들이 창문 밖으로 작품을 던지면서 작품이 떨어져 파손될까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고 32년 전 사건을 회상했다.
노르웨이 경찰은 영국 경찰과 게티 미술관의 베테랑 요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절규' 회수 작전에 돌입했다. 암거래 시장에 작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수집가가 있다고 거짓 정보를 흘려 수사를 펼쳤다. 여기에 걸려든 절도 주범이자 유명 갱단원인 폴 엥거가 꼬리를 잡혔다. 결국 절도 사건이 벌어진 지 약 석 달 만인 5월 7일 경찰은 범인들을 검거하고 작품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수사의 일등 공신은 전직 형사반장 찰스 힐이었다. 그는 미국인 미술품 중개인으로 완벽하게 위장해 도둑들의 의심을 피했다. 도둑들과 접선한 그는 작품 구매에 성공했고 오슬로 피오르드의 한 별장 부엌 비밀 문 아래에 숨겨져 있던 '절규'를 찾아냈다. 이후 엥거는 체포됐고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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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미술관에 울린 총성…관람객 앞에서 떼어간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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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 '절규'는 또 한 번 유명세를 치르는 혹독한 대가를 감내해야 했다. 1994년 사건으로부터 10년 뒤인 2004년 8월 22일 오슬로 뭉크미술관에서 1910년작 뭉크의 '절규'가 도난당했다. 범행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쯤으로 대낮이었다. 복면을 한 괴한들이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미술관에 침입해 총기로 직원들을 위협했고 '절규'와 '마돈나' 등의 작품을 훔쳐 차를 타고 도주했다.
당시 목격자는 "복면을 한 남자가 총을 들고서 사람들에게 엎드리라고 했고, 다른 남자가 벽에서 그림을 떼냈다"고 했다. 이번 범행 또한 노르웨이 갱단 소행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갱단 보스가 자신의 사면을 조건으로 작품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2년 후 두 작품은 총탄 등 손상 흔적을 입은 채 회수됐다. 다만 지금까지도 회수 경로나 과정은 베일에 싸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