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예외 확대법 발의 후 행보
노동계 "정치적 쇼…원칙 훼손"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노동절 영업 중인 빵집과 꽃가게에 들렀다가 구설에 올랐다. 노동계는 자유로운 휴일근로 동의가 성립하기 어려운데도 총리가 휴업 예외업종을 확대하기 위한 법안 홍보전에 나섰다며 반발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 생쥘리엥샤프퇴유의 한 빵집에 들러 바게트를 사고 인근 꽃가게에서 꽃 몇 송이를 구입했다.
르코르뉘는 또 노동절에 직원 7명을 출근시켰다는 이유로 5250유로(총 907만원·직원당 750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을 위기에 처한 빵집에 전화를 걸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릴리스 레옹 프랑스 민주노동자연맹(CFDT) 사무총장은 "정치적 쇼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빵집 노동자들의 현실이 어떤지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CFDT는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이다.
프랑스에서 노동절은 노동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유일한 공휴일이다. 관련 법령은 병원·호텔 등 필수 업종만 노동절 영업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이들 업종 직원에게 임금을 2배로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이 필수 업종에 빵집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프랑스24 방송에 따르면 현지에선 2024년 공휴일에 영업한 제빵사들이 노동당국의 단속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사건은 프랑스 전역에 논란을 촉발했다.
이에 르코르뉘 내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직원의 서면동의를 전제로 빵집과 꽃가게에 대한 노동절 영업을 허용하고 임금을 2배로 지급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꽃가게는 5월1일에 은방울꽃을 선물하는 중세 유래 풍습을 이유로 법안에 포함시켰다.
노동계에선 계약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주가 직원에게 사실상 근무를 강요할 수 있고, 이번 법안을 시작으로 노동절 휴업 예외가 점차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고 프랑스24는 보도했다.
프랑스 주요 노조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역사는 원칙이 훼손될 때마다 예외가 점차 늘어나 결국 규칙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