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HD건설기계 수소엔진…디젤엔진 대체할 차세대 핵심 제품
"소형부터 대형 엔진까지 풀라인업을 앞세워 수소엔진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지난 7일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만난 유진환 HD건설기계 엔진본부 수석연구원(엔진시험 담당)은 "전반적으로 일본 기업은 소형, 유럽 기업은 중·대형 엔진에 집중하는 반면 우리는 1.1L(리터)급부터 77L급까지 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시장 수요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송 부문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엔진은 이산화탄소를 99.9% 줄일 수 있는 디젤엔진의 대안으로 꼽힌다.
HD건설기계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수소엔진 개발을 진행해왔다. 2022년 5월 11L급인 'HX12' 개발에 착수해 2023년 2월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 2024년 4월부터는 트럭에 탑재해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HX12는 최대 출력이 약 300㎾(킬로와트)로 엔진 효율은 디젤·가스엔진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며 소음은 디젤엔진에 비해 적다.
특히 올해는 HD건설기계 수소엔진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유 수석은 "타타대우모빌리티 트럭을 위해 올 하반기 수소 엔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올해 소량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물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엔진을 탑재한 버스는 현재 시제품을 제작 중이며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엔진 굴착기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22L급 엔진인 'HX22' 개발도 착수해 내구성·성능·안전성 검증을 진행 중이다. HX22는 V형 12기통 구조로, 최대 출력이 600㎾에 달하며 주로 수소 발전기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나머지 크기의 엔진들도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수소엔진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주요 디젤엔진 업체들 대부분이 수소엔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 수석은 "수소엔진은 기존 디젤엔진 부품을 대부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엔진과 차량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수소엔진 개발이 쉬웠다는 건 아니다. 점화 플러그 시스템 등 신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유 수석은 "수소는 점화 에너지가 낮아 비정상 연소가 발생하기 쉽다"며 "정상적인 점화에 의한 연소 이전에 이상 연소가 일어날 수 있어 안정적인 연소 조건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전했다. HD건설기계는 그간 쌓아온 엔진 개발 노하우와 수천 시간의 실증을 거쳤다. 여름과 겨울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 조건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마쳤다.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시장에서 가장 앞서는 유럽의 산업 내 수소 활용 비중은 2040년 2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수소엔진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실제로 HD건설기계는 영국 고객사와 버스용 수소엔진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유 수석은 수소엔진 시장에 커지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입장에서 경제성만 보면 디젤엔진이 유리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수소엔진 확산을 위해선 보조금과 수소 가격 인하 등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