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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조건 우선' 원칙을 내세우고 협상 주도권을 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휴전은 유지되고 있지만 해상 충돌과 상호 압박이 이어지면서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2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어떤 합의도 미국이 아닌 이란의 조건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요구사항과 함께 미국 측 요구 중 수용이 어려운 부분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당장 미국과 직접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신뢰 관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나포된 선박·선원 석방,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이용 권리 인정 등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제재 완화와 주권 인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대화 자체가 어렵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현재 협상 구조는 '간접 대화'에 머물러 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직접 협상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파키스탄을 통한 물밑 접촉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측에서도 특사 파견을 통해 파키스탄 당국과 접촉할 예정이라서 양국 간 메시지는 제3국을 통해 교환되는 형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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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에선 '맞봉쇄' 양상이 고착화됐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하며 압박에 나섰고 미국은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는 '역봉쇄'로 대응하고 있다. 이때 양측이 상대 선박을 나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긴장이 군사 충돌 직전까지 치닫는 모습이다.
실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외국 화물선을 나포하며 통제력을 과시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의 중재 역할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파키스탄 군 수뇌부는 앞서 양국 간 '2주 휴전' 합의를 이끌어낸 데 이어 추가 협상 성사를 위해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측은 중재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파키스탄 역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직접 대화 방식의 협상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란은 지난 22일로 예정됐던 대면 협상을 거부했고 미국은 휴전 연장을 선언하면서도 해상 봉쇄를 지속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도 긴장 수위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이란군은 미국의 봉쇄 조치를 '해적 행위'로 규정하며 지속될 경우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도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중재국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파견한다. 다만 미국은 핵무기 포기를 협상의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이란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를 비롯한 봉쇄 해제와 맞물리며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