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올해 52% 올랐는데, 내 계좌는 왜 제자리 걸음이지?"
코스피 지수가 63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자신의 계좌 수익률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종목 쏠림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두 종목을 갖고 있지 않거나 비중이 적은 투자자들은 증시 상승을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
22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은 2143조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의 40.7%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시기 이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22.4%였다. 1년새 20%p(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성장세를 감안하면 두 종목의 주도가 자연스럽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2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36조원까지 눈높이가 높아졌다. 이 두 기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체 코스피 기업 이익 전망치의 60%에 달한다.
과거 증시 랠리 당시에도 시장을 이끈 주도주, 주도업종은 명확히 있었다. 다만 두 종목이 시가총액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일부 종목에 집중됐던 적은 없었다. 과거 주도주의 상승 이후 순환매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른 업종과의 키 맞추기가 진행됐었지만 최근 두 종목의 독보적인 질주 현상은 달라질 조짐이 없다.
개별 종목으로의 지나친 쏠림은 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란전과 같은 글로벌 전반에 영향을 주는 이슈 뿐 아니라 반도체 업종, 혹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개별 종목에 예상치 못한 이슈가 생기면 지수 전체로 확산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컨대 AI(인공지능) 버블론이 대두돼 미국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이면 국내 증시에서는 지수가 요동친다. 지난해 말 이같은 사례는 여러 차례 나타났다. 반도체 악재 하나가 증시 급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국-이란전 휴전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멈췄던 상승세를 재개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6417.93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최고치(종가 기준)를 경신했다. 이 과정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쏠림 현상은 더욱 강화되고 증시 변동성도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빅2 종목의 질주가 지속되면서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ETF 상장이 줄을 잇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집중 투자하는 ETF가 늘어나면서 수급이 몰리고 있다. 특히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예고돼 있어 종목 집중이 심화되고 투기적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종목이 시장 전체 방향을 좌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를 다각화해 '반도체 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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