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을 받고 유명 인플루언서인 재력가 아내의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반면 경찰에 수사 무마를 청탁하고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유명 인플루언서의 남편은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황중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금품 등을 받고 재력가 이아무개씨 아내의 사기 사건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혐의(뇌물수수, 공무상 비밀누설 등)를 받는 송아무개 경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황 부장판사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피의자가 이씨 등으로부터 향응 등을 제공받은 시점과 경위, 피의자가 제공받은 향응 또는 금품의 내용과 규모, 피의자가 관련 직무를 실제로 수행한 시점과 그 내용에 비추어 그 향응 또는 금품이 피의자의 직무와 대가관계에 있는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다툼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 경감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서도 “피의자가 이씨에게 제공한 정보들의 내용과 중요도, 그것이 수사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추어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황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뇌물 공여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경감은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며 이씨 아내의 고소 사건을 무마한 혐의를 받는다. 유명 인플루언서인 이씨 아내는 한 필라테스 학원 프랜차이즈 모델을 맡았다가 2024년 7월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시 경찰은 이씨 아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뒤 참고인으로 전환해 한차례 조사만 진행했고, 약 5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이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다. 송 경감은 이 사건을 담당하면서 수사 정보를 이씨 쪽에 누설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이씨를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하기 위해 통정매매를 하고 차명계좌를 동원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씨가 송 경감에게 유흥주점 접대와 금품을 제공하고 자신의 아내 사기 사건 무마를 청탁한 정황을 확보해 지난달 27일 강남경찰서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경찰청은 지난 18일 송 경감을 직위 해제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