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시를 지목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항의하며 위성 등을 통해 수집한 대북 정보를 한국에 일주일째 공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4면
여권 고위 소식통은 19일 한겨레에 “(미국이 한국 군에 제공하는 대북 정보 자료가) 하루에 50~100장씩 쌓이는데, 현재 일주일가량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초 정동영 장관의 발언을 포함해 4~5개 정도의 사안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3월2일 이사회에서 한 보고 중에 굉장히 심각한 보고가 있다. 지금 북한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개 석상에서 평북 구성시를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그동안 평북 영변과 평안남도 남포시(강선) 두곳만 공식 확인해왔다.
미국은 유엔군사령부가 독점하는 비무장지대(DMZ) 출입 승인권을 통일부가 일부 관리하도록 하는 ‘디엠제트’법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2월 서해상 미·중 전투기 대치 사건에 관해 한국군 당국에 ‘사과’했다는 언론 보도 등도 함께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위성과 정찰기, 감청 등을 통해 대북 정보를 수집하는데, 북한의 핵 시설 위치 등은 최고 수준 기밀로 분류한다. 위치가 공개되면 위성 궤도, 감청 대상 통신망 등이 역추적돼 북한이 위장·차단·폐쇄 및 통신 변경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 장관이 밝힌 정보는 아주 민감하고 큰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